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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22일 일요일

mbti 직업상담

저는 가끔 커리어컨설팅을 의뢰받습니다. 그 때 유용하게 쓰는 도구가 MBTI라는 성격유형검사와 DiSC라는 행동유형검사 툴입니다. 의뢰자의 성격유형을 알면 이후의 상담시간이 훨씬 줄어들고, 상담효율은 높아지기 때문이죠. 물론 이런 진단도구가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오류가 생겨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의뢰자가 정직하게 검사에 임하고 이후의 상담과정에서도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상담자와 함께 고민한다면 의외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검사를 집단에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때 가장 오해를 받는 부분이 특정 유형이 그 밖의 다른 유형보다 우수 또는 열등한가? 라는 물음입니다. 답은 아닙니다 입니다.
제가 잘 드는 예로 사과와 배와 오렌지 중에 어떤 것이 맛있는 과일입니까? 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는 할 수 없지요? (물론 맛있는 사과와 덜 맛있는 사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이와 같습니다. 각각의 성격유형은 고유의 특성과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개는 지나친 장점의 발휘가 단점이 되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성격유형은 효과적인(?) 직업선택과 유관합니다. 마치, 배는 물김치에 넣어서 맛을 더하지만 오렌지는 그렇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사실은 이렇게 안 만들어 봐서 모릅니다. ㅠㅠ)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격유형의 장점을 더 가치있게 인정해주는 직업 또는 직장에서 우리는 더욱 성장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성격유형에 대해서 다 설명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하니까 MBTI에서 언급하는 4가지 기질에 대해서만 설명하겠습니다.

SP형은 인간에게 기쁨을 가르친 신인 디오니소스형입니다. 보통 예인(藝人)형이라고 하죠.
타고난 자유주의자로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으며 장기적인 목표나 계획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거부하는 편입니다. 또 실제로 경험해보고 행동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충동적으로 행동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반면 결과를 알 수 없는 위기상황이나 한계를 시험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가장 대처를 잘하는 장점을 지녔기도 합니다.
남들이 보기에 SP형은 낙천적이고 쾌활하고 느긋하고 장난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힘든 상황에서도 쉽게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으며 실패를 겪어도 금방 극복합니다. SP형은 어떤 일을 할 때 준비나 연습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일단 어떤 일에 매료되면 오랜시간 몰두할 수 있습니다. SP형에게는 일이 곧 놀이요, 놀이가 곧 일입니다. 대인관계는 상호평등한 동료애적 인간관계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 맞는 잘 직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단 예술가, 연예인, 자유직업인(프리랜서) 등을 들 수 있겠죠? 요즘에는 위기대처능력 때문에 SP형 기업가도 많이 있습니다. 반면 일처리를 정확하게 처리하고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공무원, 직업군인, 은행원 등은 좀 곤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은 SJ형. 인간에게 의무를 가르친 신인 에피메테우스형이라고도 합니다. 수호자로 상징되기도 합니다. 이 유형은 자유롭게 부유하는 듯한 SP형과는 많이 대조적입니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소속감입니다. 이들은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 속하여 자신이 가치있는 일을 함으로써 그 조직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느낌을 중요시 합니다.
SJ형은 언제 어디서나 남에게 무언가를 베풀어주고 남을 돌보는 일을 합니다. 이렇게 조직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어서 한계 이상으로 일을 떠맡기도 합니다.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는가'라는 의무감 때문이죠. 그런데 이러한 자신의 희생과 노력이 잘 인정받지 못할 때 SJ형은 때로 우울해 하기도 합니다.
위계질서가 잘 잡힌 환경을 선호하고 그것을 보존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개미와 베짱이'의 개미형이랄까? 이들은 사회적 전통과 전통적 의식에도 많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또한 급격한 변화를 싫어합니다. 따라서 혁신보다는 점진적 발전을 선호하죠. 그리고 과거의 경험이나 원칙을 강력이 옹호합니다.
자, 그럼 SJ형에게 어울리는 직업은 무엇일까요? 금방 떠오르지 않으시나요? 법조인, 행정전문가(공무원), 직업군인 등.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걸핏하면 조령모계하고 국민이나 소비자를 상대로 모험을 하려든다면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그래서 이들의 가치는 이런 직업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답니다.

NT형이 있습니다. 인간에게 과학을 가르친 프로메테우스형이라고 하고 합리론자로 불리죠.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수입니다만, 이들은 현상을 이해하고, 조정/통제하고, 예측하고, 설명하는 능력에 매료되는 타입입니다. 지식 획득을 매우 중요시하여 세상 모든 것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그것을 이해하려고 들죠. 늘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이런 지적 호기심 때문에 학교때 공부는 제법 하는 편입니다. ^^
이 유형은 자신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유형이기도 합니다. 세상 만물에 대해 반추하고 이유를 캐묻듯이 스스로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회의하고 오류를 찾아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습관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점점 더 발달시킬 수 있기도 합니다.
매사에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띱니다. 여가시간 조차 놀이를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도구로 삼기 때문에 놀이를 놀이로서 잘 즐기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NT형은 어떤 모델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일,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획하는 일에 강합니다. 또 변화에 개방적이며,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아이디어의 수용도 잘하는 편입니다. 또한 매사에 분석적이기 때문에 자신이나 타인의 감정에는 무관심하고 둔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인문과학자, 자연과학자, 기획전문가, 연구원 등의 직업을 많이들 선택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서비스직종, 유치원선생님 같은 일은 잘 하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겁니다. 왜냐하면 감정에 둔감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불편이나 아이들과 감정적인 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신경써야 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NF형이 있습니다. 인간에게 정열을 가르친 신인 아폴로형이라고 하는 이상주의자들입니다. 이들은 '자아실현'이라는 끝나지 않는 궁극의 목표를 지니고 있습니다. 자아실현이란 진실하고 통일성 있는 자아를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목적은 영속적이고 우회적이기 때문에 쉽게 달성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NF형은 현재의 자기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방황하거나 죄의식에 빠지는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이 친구나 애인, 부모, 리더, 자녀, 배우자 등의 역할을 수행할 때 그 가치를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들은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 많은 노력을 투자합니다.
NF형은 유창하게 말하고 쓰는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습니다. 뛰어난 작가 중에도 NF형이 많고 이들의 말이나 글은 주위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과 영향을 줍니다.
NF형이 많이 선택하는 직업은 작가, 교사, 종교지도자, 심리학자 등이 있습니다. 잘 선택하지 않는 직업으로는 기술자, 관리사무직 등이 떠오르는군요.

어떠세요? 네가지 기질에 대한 설명을 보니 각자 자신의 성격기질이 어떤 것에 해당되는지 짐작이 되시죠? 이렇게 '나'라는 피조물은 타고난 특성과 사명이 있답니다. 그것을 주의깊게 파악하고 최대한 발휘하여 자기자신을 이루어가는 것...이것이 '개성화(individuation, 자기실현)'라고 심리학자 칼융도 말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자신의 직업적 사명을 져버리고 돈을 잘 벌더라, 안정적이더라, 부모님이 원한다 등의 이유로 자신의 직업선택에 오류를 범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런 분들 중에 나중에 후회하고 먼 길을 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2003. 9. 1 씀. 다음카페 커리어앵커에서 옮겨옴
[출처] 성격유형과 직업선택|작성자 최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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